매월 정신 요양원에 계신 분들과 정기적으로 면담을 한다. 그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발견한 것은 대부분 망상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 중 70% 정도는 환청을 듣는다. 그런데 정말 놀랐던 것은 제3자가 보기엔 100% 망상인데, 그분들은 사실로 굳게 믿고 있다. 지난 주 뉴욕 출장을 다녀왔다고 하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어느 공장에 공장장으로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분들은 20년 이상 요양 시설에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이다.
가끔은 나에게도 망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사실로 믿지는 않고, 바램, 희망 사항 정도다. 알고 보면, 헛된 생각이요, 쓸데없는 망상이다. 그런데 이런 망상을 하는 동안은 약간의 즐거움이 있다.
그에 반해, 믿음은 철저히 현실적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믿음은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감사한다. 사실, 받아들이기에 불편하고 인정하기 싫을 때도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믿음은 지금까지의 삶이 하나님과 무관하지 않고, 그분의 다스림과 도우심이 있었다는 고백이기에,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인생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모든 것이 다 귀찮을 때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 하나님은 다 받아주신다.